안녕하세요, 뉴스쿨러 여러분
전래동화 ‘효녀 심청’을 읽어본 적이 있나요? 아주 어린 시절 읽은 심청이의 이야기는 사실 약간 무섭고 괴기스러웠습니다. 심청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석을 받고 몸을 바다에 던집니다. 세상의 부모님 중 거의 대부분은 누구도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딸 혹은 아들을 바다에 빠지게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동화를 읽은 어린이들은 ‘부모님이 아플 때 기꺼이 내 목숨을 걸어야 하는 구나, 그게 바로 효녀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의 제목이 심청을 긍정의 의미를 담은 ‘효녀’로 부르고 있기 때문이죠.
책, 광고,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미디어가 주는 힘은 강력합니다. 내가 보기에 조금 이상해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긴다면 ‘내 생각이 너무 예민한가봐’ 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중단하게 되거든요. 사실은 모두들 같은 생각일 수 있어요. 남들이 웃으니 같이 웃었지만 속으로는 찝찝한 기분이었을지 모릅니다. 이번 뉴스쿨 40호는 독자들이 마음 속 깊은 곳의 ‘찝찝함’을 드러내며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로알드 달 기사를 통해 내가 가진 의문을 질문으로 연결하고, 내 생각의 옳고 그름을 사회 속에서 증명해 가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훈련했으면 합니다.
헤드라인은 최근 기사지만 현재진행형입니다. 로알드 달 뿐 아니라 많은 고전 작가들이 앞으로 자신의 작품이 손질되는 수모를 겪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달의 의도와 상관 없이 새롭게 쓰여진 작품을 여전히 달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지 논란을 빚었듯이 매번 같은 논란이 벌어질 거예요.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편견과 고정관념을 찾는 것 못지 않게 작품을 현대의 눈높이에 맞게 수정하는 것 자체가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논쟁도 사실 중요하게 다뤄볼만한 주제입니다. 이번 뉴스쿨은 편견을 집중적으로 다뤘지만 이 문제도 스스로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
뉴스쿨TV에서는 ‘고정관념’을 배웁니다. 고정관념은 나와 주변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까요?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왜 중요하고, 이를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뷰(VIEW)에서는 독자 여러분이 어린 시절 즐겨보던 그 애니메이션을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은연 중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이 고정관념과 편견은 아니었는지 이야기 나눠봤으면 합니다.
2023년 2월 24일 쿨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