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봄을 기다렸건만 한동안 잿빛 하늘이 봄의 전령을 저멀리 내쫓아 버렸습니다. 한층 거세진 황사가 마스크 벗고 한껏 바깥에서 뛰놀 자유마저 앗아가 버린 겁니다. 그나마 이번 주는 대기 중에 가득하던 모래 먼지를 빗줄기가 깨끗이 씻어준 덕분에 모처럼 파란 하늘을 만끽했습니다만, 주말이 되니 달갑지 않은 손님, 황사가 어김 없이 돌아왔습니다. 아직 충분히 봄을 만끽하지도 못했는데, 다시 철창 없는 감옥 신세라니. 아쉬운 마음에 입맛만 다시게 됩니다. 물론 봄마다 반복되는 황사 피해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심지어는 삼국시대에도 흙이 섞인 비를 뜻하는 '우토(토우)'가 내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또 조선시대엔 흙가루가 하늘에서 쏟아지면 하늘이 왕을 꾸짖는 것으로 받아들여 왕도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반성을 했다고 합니다. ^^;; 어쨌든 이렇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황사는 우리에게 매년 봄 반복되는 기상현상의 하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들어 황사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겨울철 황사가 한반도에 도착하는 일은 드물지만 올해 1월에는 무려 4일이나 황사가 관측됐습니다. 우리 나라가 황사를 관측하기 시작한 이후로 황사 일수가 가장 많았던 게 올해라고 합니다. 이것은 올 봄 극심한 황사 피해의 예고편이었습니다. 그럼 '황사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기획한 이번 주 뉴스쿨은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이 질문의 답은 뻔하디 뻔한 '지구 온난화', 그리고 '무분별한 개발'입니다. 황사가 시작되는 사막의 면적은 갈수록 넓어지는데 급속한 사막화의 방패 역할을 해줄 초원지대는 농경지, 목장, 공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눈과 비는 갈수록 귀해지고 평균 기온은 높아지기만 합니다. 황사를 실어나르는 바람의 방향을 우리가 돌릴 수는 없지만 사막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고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뉴스쿨에서는 그 첫 단추로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후변화의 흔적들을 함께 찾아나서기를 제안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기후변화에서 비롯됐습니다. 지난 3~4년간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꿨던 코로나19도요. 이렇게 변화를 감지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첫 단추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