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스쿨러 여러분
주변 어디를 둘러봐도 코발트빛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 아름다운 섬 제주. 제주에 살았다는 ‘무명천 할머니’ 이야기를 처음 접한 건 불과 몇 년 전입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죠. 할머니는 어렴풋이 이름만 알고 있던 4•3 사건 당시 총에 맞았고 오래도록 후유증을 앓다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이후 오랜 시간 4•3 사건에 대해 인터넷을 뒤져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4•3 사건에 대해 아는 게 없었거든요. 이렇게 큰 역사적 사실을 왜 몰랐을까요. 당연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사의 가장 큰 비극인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 등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현대사는 교과서에 실려 학교에서 교육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왜 일까요? 역사는 아무래도 쓰는 사람의 철학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누군가의 입맛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역사를 교육하는 건 극도로 신중한 연구와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2차세계대전 이후의 현대사는 아직도 그 비극으로 피해를 본 사람과 득을 본 사람들이 살아있기 때문에 함부로 가르치기 쉽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도 4•3 사건은 가장 최근에서야 학교에서 배우기 시작한 주제입니다. 올해부터 초등학교 검정교과서에 4•3 사건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한 페이지, 혹은 반 페이지에 불과합니다.
이번주 뉴스쿨은 다가오는 74주기 4•3 추념일을 맞이해 어린이들과 교과서에 실린 내용 이상의 4•3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이번주 뉴스는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역사를 들여다 봐야 하거든요. 대신 이런 일이 있었고, 국가와 정부가 이제서야 4•3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을 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독자 여러분이 눈여겨 봤으면 합니다.
아직도 4•3 사건으로 가족과 형제, 자매, 친구를 잃은 사람들이 제주 곳곳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사건을 몰랐다면, 아무도 문제제기 하지 않았다면 국가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사과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게 바로 민주주의의 힘이겠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반면교사 삼아야 합니다.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2023년 3월 31일 쿨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