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누려야 할 권리를 만천하에 알리는 '어린이선언'이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0년전인 1923년 5월 우리나라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국제 아동권리선언의 첫 걸음으로 꼽히는 1924년 제네바 선언보다 1년이나 앞선 것이었다고 해요. '세계 최초의 어린이 인권선언'이라는 평가를 받는 '어린이선언'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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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선언
하나.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그들에게 대한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게 하라. 하나.
어린이를 재래의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만14세 이하의 그들에게 대한 무상 또는 유상의 노동을 폐하게 하라. 하나.
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각양의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행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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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다소 어렵지요? 쉽게 풀어보자면 아이들을 부모의 소유물처럼 여기거나 어른의 말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존재로만 대했던 과거의 방식을 벗어나서 어린이를 어른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자는 것입니다. 또 조선시대 아이들은 공부를 하기는커녕 돈을 벌며 생계를 돕거나 농사나 집안일을 도맡아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아동 노동을 금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 지금의 시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죠. 그래서 당시 선언문에서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선언문을 발표한 조선소년운동협회는 이런 내용의 '어린이 선언'과 함께 각각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당부하는 글을 내놨어요.